5월 ‘어느정도의빈틈’

5월의 인터뷰 ‘어느정도의빈틈’
 

‘어느정도의빈틈’은 소금, 도라, 보람이 운영하는 성신여대 앞 밥집이다. 올해 2월 문을 열고 이제 4개월을 지나고 있다. 5월의 셋째주 소금, 도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금의 빈틈 자리에는 ‘감성달빛’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었다. 빈틈의 지하에는 빈틈책방이 있고, 아직은 빈틈밥집을 안정화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빈틈 이전이 카페였다고요? 
(도라) 감성달빛이라는 카페였다.(감성달빛은 임진규 조합원이 운영하는 곳이다) 1층과 지하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1층을 사용하고 지하는 반씩 나누어서 서점과 감성달빛으로 운영하고 있다.
 
-빈틈 책방은 지금 운영을 안 하고 있죠?
(소금) 지금도 책은 있다. 열어 달라면 열어주지만 지금은 1층(밥집)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고 지하까지 하기엔 여력이 없다. 하지만 책방도 꼭 책을 팔아야한다기보다는 커뮤니티 공간 운영을 꿈꾸는데 그 매개로 책을 할 생각이다. 
 
-빈틈밥집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도라) 커뮤니티 공간을 운영할 생각이긴 하지만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밥집을 하게 되었다. 보람이 음식을 좋아하고 잘 하기 때문에 하게 되었다. 메뉴를 정할 때는 편하게 잘할 수 있고 한 그릇 잘 먹을 수 있는 메뉴로 한다. 딱히 건강식을 추구하진 않지만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 우리도 먹는거니까. 
(소금) 처음에는 사업적으로 가서 돈을 벌고 가치를 넣자고 했지만, 하다 보니 빈틈은 사업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공간이 작기 때문에 팔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고, 그러다보니 잘 될 수가 없다. 가게를 늘릴 수도, 사람을 자를 수도 없다. 처음과는 달리 지금은 가게에서 음식만 팔고 싶지도 않다. 두 달 정도 운영해보고 이야기한 것은 다른 일들이랑 같이 하면서 빈틈공간도 이어가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그 어디 사이에 사업과 활동 사이에 있고, 정말 비즈니스 공간으로 할 것인지, 활동, 커뮤니티 공간으로 갈 것인지 정해가는 과정이다. 
 
-커뮤니티 공간과 비즈니스 공간은 많이 다를까요? 
(소금) 사업적인 걸로 가면 더 투자를 많이 하고 서비스를 많이 줘야하고, 손님과 돈을 주고받는 관계로 가게를 운영하게 된다. 그게 우리 몸에 맞는 것 같진 않다. 
(도라) 커뮤니티 공간과 비즈니스 공간, 그리고 돈. 바뀔 수 없는 현실 같은 부분이 있다. 겉으로 봤을 땐 여유 있어 보이고, 천천히 가고, 사람 냄새 나고, 사장님들도 돈에 큰 뜻이 없어 보이지만 그 사장님들도 그 가게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일을 한다. 이런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데서 열심히 벌어서 유지한다.
 
-커뮤니티 공간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는데, 설명을 조금 더 해주세요. 
(소금) 내가 생각하는 커뮤니티 공간은 이해관계가 아닌 직관적으로 만날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굳이 공간에서 주고받음이 있지 않아도 누구나 오갈 수 있는. 그런게 자본주의의 대안처럼 느껴졌다. 빡빡한 삶에서 숨쉴 구멍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커뮤니티 공간에 한정된게 아니라 대안적 삶에 대해 관심이 있는데 우리가 지향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사회적 경제에서 규정한 그대로는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있는 곳이 그 공간이 아닐까. 커뮤니티 공간을 해야지가 아니라 그런 지향을 가진 사람이 있는 곳이 그런 공간이 되는 것 같다.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라) 셋이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디테일을 맞춰 가고 있다. 큰 맥락에서는 비슷한데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일하고 같이 동네 사람들 친구들과 먹고 자고 하는 삶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사는 곳 주변에서 가게를 하고 있다. 

 
-이걸 처음에 물어봤어야 했는데, 어느정도의빈틈 의미는 무엇인가요? 
(도라) 처음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우연히 보게된 문구인데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도 일을 할 때 꼼꼼하지 못한 스타일이고, 빈틈이 많은 친구들이기도 하고. 그리고 세상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의 빈틈, 쉼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같이 하게 되었다. 우리 삶에 빈틈이 없는 것도 있지만 지금 한국사회에 빈틈이 필요한 것 같다. 
 
-빈틈이 많다고 했는데 일을 할 때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소금) 일을 잘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꼼꼼하거나 일을 깔끔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일로 성취감을 느끼진 않는다.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사건을 통해 어떤 성찰을 했는가가 중요하다. 장터를 연다고 했을 때 사람이 많이 왔다고 만족스럽진 않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가 중요하다.
(도라) 이렇게 말하면 너무 거창하지만 일로 나의 존재를 증명한다는건 아니지만 과정만큼이나 결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회에서 말하는 결과, 성과랑은 좀 다르다. 내가 만족하는, 내가 생각하는 결과. 정확히 정리할 순 없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이 중요하기도 하고. 어떤 동료와 일하는지도 중요하다. 
(소금) 동료도 중요하다. 신나는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지 않는게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청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소금) 청년이라는 호명에 대해 실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청년이라기보다 남을 밟고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노동해서 먹고 사는 정책이나 사례를 만들고 싶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인큐베이팅이 아니다.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돈이 없을 뿐이다. 청년 지원의 접근이 인큐베이팅 수준이 아니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은 정보가 많다.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도 모호하고. 자본이나 공간 같은 실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피부에 와닿지 않는 정책이 너무 많다.  
 
소소한 근황부터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지면에 미처 싣지 못한 (혹은 못할) 이야기들과 더 깊이 묻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화제가 아쉽다. 좋은 동료와 함께 서로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고 맞춰가며 사람 냄새 나는 공간,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이들을 응원한다.
밥도 아주 맛있으니, 성신여대에 갈 일이 있는 조합원분들은 들러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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