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구십구도’는 닥터진, 홍배우가 속해 있는 극단이다. ‘극단 구십구도’는 ‘스페이스 구십구도’라는 카페 공간과 ‘갤러리 구십구도’라는 한 평 전시 공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창단한 지 1년이 된 이 극단은 연극이라는 매체로 청년 세대와 사회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6월의 마지막 주 ‘스페이스 구십구도’에서 닥터진, 홍배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금 극단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홍배우) 저는 30년된 극단에 있었어요. 아무래도 전통이 있는 극단이다 보니까 연출 선생님이 제왕이에요. 저희 나잇대라고 하면 한없이 어린 나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뭘 또 해야 하는 나이잖아요. 뭔가를 서른 넘도록 안하고 누구 밑에서 계속 배우고 있다고 하면 억울하기도 하고. 하고 싶은게 있는데도 못한다는 생각이 들고. 선생님들이 불합리해요 사실.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만 본인들도 비슷하게 하는 거예요. 극단 내에서 미시적 파시즘을 주입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고 그래서. 나와서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자. 지금 시기 지나면 30대 20대 이야기를 못하지 않겠냐. 선생님들께서 극단을 운영하시고 젊은 배우를 쓴다고 해도 그 나잇대, 60대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도구로 사용 되는 것 아니냐 해서 지금 시기에 빨리 뛰쳐나와서 해야 한다. 해서 극단을 만들고 저희 얘기를 두서없이 하고 있는 거죠. 전 극단에서부터 함께 해 준 동료도 있고, 여기 걸출한 기획도 있고. 전 극만 쓰면 되는 건가? 하면서 무작정. 근데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닥터진) 좀더 수평적이고 열린 대화가 가능한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홍배우) 제가 대표인데 제일 힘이 없어요.

 

홍배우님이 극을 직접 쓰시잖아요? 글감을 어디서 얻으시는 건지.

(홍배우) <밥상머리> 작품 쓰기 몇 달 전에 20년 정도 된 친구들끼리 만났는데 전체가 모인 건 진짜 몇 년 만에 처음이었어요. 너무 재밌고 즐거울 것 같았던 술자리가 너무 괴로운 거예요. 저는 연극을 하고 있고 돈은 안 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죠. 의사가 된 친구도 있고, 영업직 사원으로서 힘든 일을 하는 친구도 있고. 예전에 우리가 사회에 진입하기 전에 만났을 때는 서로 응원하고 멋지다고 격려하던 친구들이 내가 너무 힘들고, 넌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 일 하잖아. 하는 그런 분위기가 된거죠. 그게 너무 씁쓸한 거예요. 이게 우리 청년 세대가 힘들고 나이가 들어서 변화한 탓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걸 작품으로 옮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된거죠. <신의 직장> 같은 경우에는 최순실-박근혜 쪽이 너무 불합리하고 절정이었던 시기여서. 대놓고 까자는 풍자극을 써보자 했죠. <고시원의 햄릿 공주>는 예술인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했고요. 저희가 소재로 삼는 건 지금 우리의 현실 이야기, ‘우리는 청년이다’, ‘지금 우리가 드는 생각이 뭐지?’, ‘지금 우리 어떻지?’ 여기서 출발해요.

 

닥터진은 지금 의사시잖아요? 연극과 접점이 어떻게 있게 된 건가요?

(닥터진) 저는 슈바이처 박사를 존경해서 의대를 갔거든요. 의과대 다닐 때나 졸업하고 나서도 캄보디아에 있는 아동 후원 국제기구나 국제백신연구소에서 일했었어요. 지금은 좀 더 국제보건이나 열대의학? 기생충 질환이나 주로 소외 열대질환이라고 하는데 돈이 안 되니까 제약회사들도 관심이 없지만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많이 발생하는 질환들을 연구하는 걸 배울 생각이에요. 그래서 유학을 갈 계획이에요. 가기 전에 돈을 모으고 있고, 그러면서 극단도 하고 있는 거죠. 연극은 개인적인 관심사예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내내 연극동아리였거든요. 연극을 그냥 좋아했어요.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 나누고 싶은 관심이나 메시지를 세련되게 전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생각도 있고. 더 나가서는 제가 속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차원에서 연극이 좋은 매체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제가 하는 예술은 순수예술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정치적인, 뭔가 메시지가 담긴 이야기를 하니까요? 그 부분이 오빠랑도 잘 통해서. 오빠도 극단에서 연봉 70만원 받고 일할 때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했었는데, 그러다보니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그래서 저랑 통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저는 국제무대에 관심이 많았다면 오빠는 좀 더 이 더 가까운 사람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치는 똑같잖아요.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나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가치를 갖고 있는 거라서 그런 면이 잘 통하고, 같이 연극에 출연도 하고 하다가 우리 메시지를 가진 연극을 해보자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연극이 메시지를 전하기 좋은 매체인 것 같다고 말씀 하셨는데, 사실 요즘 연극을 많이 그렇게 안 보잖아요? TV매체나 영화에 비해서. 어떤 점 때문에 연극이 좋은 매체라고 생각하세요?

(닥터진) 일단 제 선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시작할 순 없으니까, 스토리텔링의 도구라는 면에서 좋은 매체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연극이 돈이 안 된다는 점이 다르게 말하면 자본의 검열로부터 자유롭다고 말 할 수 있잖아요. 영화도 자본에 의해서 검열이 이루어지잖아요. 오빠가 명계남 선생님 제자인데 노무현 정부 이후 10년은 블랙리스트였다고 하더라고요. 문성근 선생님도 국정원에서 개인의 통장을 열어보고 하는. 영화는 쓰고 싶은 배우가 있어도 자본을 가진 스폰서나 제작사에서 배우를 못 쓰게 하면 못 쓰는 거잖아요. 메시지도 검열이 되고. 연극이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죠.

(홍배우) 그렇게 적지는 않지만 착수하기까지 기준이 되는 자본금이 크지 않아서 착수가 좀 쉽다는 점이 좋죠. 연극의 무대 특성상 얘기가 자유로워지는 것도요. 나무 의자 가져다 놓고 여기가 어디라고 하면 되는. 공간적인 제약이라든지 이야기의 제약이 자유로워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요. 또 그 현장에 관객이 와서 체험을 하고 호흡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일 호흡이 다르거든요. 비가 오는 날에는 관객이나 배우도 쳐져있고 그럼 그 상태에서 호흡을 하는 거고 어느 날은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아서 참여하면 배우도 다 전해 받게 되거든요. 그럼 덩달아 신나서 호흡이 뜬 상태로 하고, 똥배우 소리 듣기도 하고. 그런 동시성이 좋아요.

(닥터진) 연극을 보러 온다는 건 되게 불편한 일이잖아요. 예매를 해서 나와서 버스를 타고 대학로까지 와서 그 좁은 소극장에 불편한 자리에 앉아서 봐야하는 거잖아요. 그렇게까지 하는 관객들은 행동파인 것 같아요. 통계적 오류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좀 더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 것 같아요. 또 뭔가를 해보려면 온라인 모임 뿐 아니라 오프라인 모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이 모일 수 있어야 하는데, 연극은 그게 잘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관객들이 정성을 들여서 오고 그 사람들에게 우리가 열과 성을 다해서 보여주면 작품과 연관된 활동을 하더라도 잘 연결이 된달까요? 지난번에 <고시원의 햄릿공주>를 했는데 그 팀하고 청년 주거 문제 전시회도 하고, 거기랑 연관된 같이 작업했던 팀은 ‘나의 쓸모’라는 음원을 내기도 하고요. 다양하게 파생되는 일을 하기도 하는데 관객들이 전시에 찾아오기도 했어요. 저는 사실 백 명, 천 명이 보는 것보다 진짜 공감해주는 한 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파급력은 적지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재미도 있고요.

(홍배우) 그런데 저희가 연극을 하는거 자체의 아쉬움이랄까 하는 것은 말씀하셨다시피 매체 특성상 파급력이 적다는거? 영화처럼 한 시퀀스를 녹화해서 불특정 다수가 다 함께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성을 들여서 찾아와야 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이 연극 매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대학생이든 청소년이든 공장 노동자이든 더 관객층이 넓어졌으면 좋겠죠. 그래서 저는 연극 뿐 아니라 예술을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예술 교육이요?

(홍배우) 예술이 우리 사회 저변에 많이 침투되어 있다고 보지는 않아요. 예술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족하게 만들고 일상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이해는 없잖아요. 예술가라는 존재가 수익이 담보되진 않으니까 국가의 보호가 필요하고 하는데, “왜 지들 하고 싶은 걸 하는데 국가가 책임져 줘야해? 우리 세금을 써서 보호해야해?” 하죠. 그런 전제가 없기 때문에 예술이 더 성장하고 더 사회 저변에 이로운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인식 개선과 더불어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예술가가 이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환원해야 하겠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점차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닥터진) 교육도 중요한데 저는 연극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보니까 제3자의 시선에서 보면 사실 시민들의 세금을 받아서 우리를 도와주라고 말하는게 씨알도 안 먹히는 말일 수도 있거든요. 개미와 베짱이에서 베짱이가 욕을 먹잖아요? 우리가 베짱이로 보이면 안 되고 우리가 하는 예술이 시민들의 삶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피부에 느껴져야 하니까. 예술을 하는 작품 자체도 중요한데 시민들의 삶에 가까이 들어가서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지난 대선 전까지는 생애 첫 투표 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투표 독려 운동도 하고 그랬거든요. 예술인들이 뜬구름 잡는 딴따라들이 아니고 이 땅에 두 발 디디고 사는 똑같은 사람들인데 좀 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커졌음 좋겠고 그런 면에서 지역 사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신나에 가입한 거죠. 여기 연습실도 있으니 성북구를 중심으로 근처 사시는 분들께 더 좋은 예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여기서 작지만 전시도 하고 하는 거죠.

 

성북구에 자리를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홍배우) 아직까지 메인 스트리트는 대학로에요. 대학로인데, 젠트리피케이션이 더 심화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해진 상태고. 그래서 예술인들이 계속 외곽으로 밀리고 있어요. 저희는 그나마 더 밀리지 말자 해서 이쪽에 둥지를 튼거고요. 어쨌든 성북구에서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고 이 주변에 동료도 좀 있어서.

(닥터진) 결국은 대학로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성북구에 자리를 잡으니까 성북구에 예술인들이 많아 진거죠.

(홍배우) 근데 얼마 못 버틸 것 같아요. 여기도 밀려날 것 같아요. 임대료가 많이 상승하고 있거든요. 계약 기간은 2년인데 재계약이 안 되면 또 밀려 나겠죠? 대학로에 다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그런데 대학로에 연습실을 가지려면 기업이 되어야 해요.

 

대학로 분위기가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더라구요.

(홍배우) 많이 달라졌죠. 대기업에서 극장을 다 올리는 추세고, 공연예술이 좀 돈이 된다 싶으니까 대기업이나 대학들이 부지 매입해서 공연센터 같은 건물을 올리고. 뮤지컬을 많이 하죠. 그러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원래는 제가 알기로는 이명박 정부 때 (유인촌을 욕해야 하는데) 대학로에 있는 건물주에게 소극장을 유치하면 세금 감면이라든지 지원금이라든지 전용면적을 늘려준다든지하는 혜택을 줬어요. 근데 사후 모니터링이 잘 안된 거예요. 20년 이상 장기 계약이라든지를 하면서 소극장을 보호해줘야 하는데 임대차 계약 기간인 3년이 지나니까 혜택은 받아놓고 쫓아내고, 임대료 올리고, 돈 되는 카페가 들어오고. 하면서 대학로가 망가진 거예요.

 

-이야기하면서 청년이란 단어가 반복이 되었는데, 여기서 규정하는 청년이 어떤 세대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홍배우) 지금은 약간 루저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죠. 청년이라고 하면 5년 정도 되는 짧은 시기 안에 절망, 힘듦의 대명사가 된 것 같아요. 제가 막 20살 되었을 때만 해도 88만원 세대 이런 거였는데 88만원 세대를 넘어서 아예 청년 자체가 절망스럽게 되어버린.

(닥터진) 저는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진 않아요. 충분히 뜨겁고 노력하고 있어서 좀 더 격려 받아 마땅한 존재들? 응원해줬으면 좋겠는 존재들이에요. 저도 청년이긴 하지만 너무 우리 사회, 기성세대들의 기준이 높아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분들이 지금 청년 나이일 때랑 비교하면 요즘 청년들이 가진 스펙은 어마어마하잖아요. 근데 그것도 모자라다고 하니까 그게 문제죠. 저는 나씨나길(‘나는 씨발 나만의 길을 간다’의 줄임말) 그렇게 사는 스타일이라 주변 시선을 신경 안 쓰기도 하는데, 자기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용기 있게 해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 존재들. 나만의 시간대로 살면 어때? 꼭 사회적 시각에 맞춰서 살 필요가 있나? 그런 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너를 찾는 시간을 가져라, 그래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 세대가 청년 세대인 것 같아요.

(홍배우) 어쨌든 저희는 한 주제를 가지고 얘기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연극을 만드는 주체로서 이야기해야 할 게, 청년이 긍정적인 이미지이고 전 세계를 통틀어서 힐링이 되는 주제라고 하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청년이 절망적이고 약자이기 때문에 그 주제를 가지고 사람들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환기하게끔. 던져주는게 저희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그럼 청년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있는 건 언제일까요?

(홍배우) 나이만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까 예견할 순 없지만, 아마도 주변에서 좀 청년 가지고 그만 팔아먹을 때 되지 않았냐고 하면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바꿔 얘기하면 대중들이 판단을 해주는 것 같아요. 언제까지 우리가 청년일지 잘 모르겠지만 하다보면 알겠죠? 또 대중이 선택해 주겠죠? 저희가 공연을 하고 예술을 하는 입장이지만 관객을 떨어뜨리고 우리 얘기만 하면 저희는 죽게 되는 것 같아요. 대중과 호흡해야 하고 대중이 우리의 청년 이야기가 식상하다고 반응하면 저희가 새로운 걸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많거나 경제력이 상승해서가 아니라 연극을 하는 극단의 입장에서는 대중의 선택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닥터진)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저희가 얘기하려는 대상은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약자들? 저희가 속해 있기도 하지만 청년이 사회적 약자니까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주제를 더 넓혀가고 싶긴 해요. 사회적으로 부족하다고 손가락질 되어지는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극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청년에 한정되긴 하지만. 둘의 관심사로 주제가 시작되었지만 구성원들이 많아지면서 구성원들의 관심사가 더 많아져서 저희의 얘깃거리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극단 구십구도가 어떤 의미인지 찾아보니까 ‘1도가 모자라서 끓지 못하는 99도의 물은 성공하지 못한 청년들을 의미하고 주위에서 아직 인정받지 못했지만 청년들의 노력 그 자체가 의미 있다는 인터뷰를 하신 적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이 질문을 하려 했는데 듣다보니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끓기 위해 필요한 1도가 뭔지 물어보려 했는데.

(닥터진) 느끼셨죠? 저희가 안 끓을 거라는 걸. 그렇게들 응원을 많이 해 주세요. “1도만 높이면 되겠다, 앞으로 99도가 올릴 1도가 궁금해진다.” 사실 저희는 그 기성세대 시각에 반감을 가지고 작명을 한 것이기 때문에. 99도도 충분히 뜨거운 물이거든요. 손 덴단 말이에요. 좀 남다른 길을 가려고 하지만 저희만의 성공에 대한 정의, 가치를 추구하는 거라고 할 수도 있겠죠. 뭔가를 꼭 성취를 해야 하나요?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극단 구십구도의 지향은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닥터진) 일단 첫 번째는 극단이기 때문에 좋은 연극을 만드는 거구요.

(홍배우) 좀 더 확장해서 연극은 시대정신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 시대정신을 예술적 가치로 잘 담아내는 것?

(닥터진) 그러기 위해 이 시대를 치열하게 오롯이 잘 살아내야 하는 거?

(홍배우) 명계남 선생님께서 선생으로서 가르쳐 줄 수 있는게 테크닉적인 부분 말고는 없고, 누가 가르쳐서 되는게 아니라 잘 살면 배우가 될 수 있다, 네가 착한 놈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잘 사는게 많은 내포를 가지고 있겠지만 그 가치가 저희 극단의 가치와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잘 사는 것.

 

 

‘갤러리 구십구도’에 전시되고 있는 <고시텔>과 이달 12일부터 시작되는 연극 <밥상머리>, ‘스페이스 구십구도’에서 진행되는 중국어와 글쓰기 모임까지. 충분히 뜨겁게, 자기만의 속도로 인생을 오롯이 살아가는 이들을 응원한다. “나씨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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